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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임의진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전라남도 강진

직업:시인 수필가

최근작
2019년 9월 <임의진 & 김현성 - 심야버스>

골목대장 예수

밀레의 그림 '만종'에 나오는, 들녁 끝의 가물가물한 예배당에 살고 있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 옵니다. 그렇게 사계절이 오고 가기를 올해로 8년째 됩니다. 동네 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놀러 갈 곳은 우리 집밖에 없습니다. 아랫마당에서 공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이 나면 나무 마루를 쿵쾅거리며 예배당 안으로 들어옵니다. 방석을 가슴에 깔고 누워 종이 빛이 누렇게 바랜 동화책을 읽습니다. 습기에 종이와 종이가 붙어서 중간 생략이 잦아도 짐작으로 때려 맞히는 건 기본입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조금 납히는 날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사서 나눠 먹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엔 피아노와 통기타, 하모니카와 피리로 반주하여 동요를 같이 부르기도 합니다. 낮잠을 한숨 자려고 하면 어느 새 내가 누운 자리로 몰려와 내 긴 머리와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괴롭힙니다. 내가 감기로 비실거릴 때 학교 앞 점방에 가서 거금 오백 원짜리 쌍화탕을 사서 바친 친구는 벌써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내 소중하고 고마운 어린 친구들에게 빚을 갚는 선물로 건네고 싶습니다. 가난한 함석 지붕을 하얗게 덮는 함박눈과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있는 막내 동생의 옹알이,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아기 예수

밀레의 그림 '만종'에 나오는, 들녁 끝의 가물가물한 예배당에 살고 있습니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다시 봄이 옵니다. 그렇게 사계절이 오고 가기를 올해로 8년째 됩니다. 동네 아이들이 학교 마치고 놀러 갈 곳은 우리 집밖에 없습니다. 아랫마당에서 공을 가지고 놀다가 싫증이 나면 나무 마루를 쿵쾅거리며 예배당 안으로 들어옵니다. 방석을 가슴에 깔고 누워 종이 빛이 누렇게 바랜 동화책을 읽습니다. 습기에 종이와 종이가 붙어서 중간 생략이 잦아도 짐작으로 때려 맞히는 건 기본입니다. 호주머니에 돈이 조금 납히는 날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를 사서 나눠 먹기도 합니다. 비가 내리는 날엔 피아노와 통기타, 하모니카와 피리로 반주하여 동요를 같이 부르기도 합니다. 낮잠을 한숨 자려고 하면 어느 새 내가 누운 자리로 몰려와 내 긴 머리와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괴롭힙니다. 내가 감기로 비실거릴 때 학교 앞 점방에 가서 거금 오백 원짜리 쌍화탕을 사서 바친 친구는 벌써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내 소중하고 고마운 어린 친구들에게 빚을 갚는 선물로 건네고 싶습니다. 가난한 함석 지붕을 하얗게 덮는 함박눈과 따뜻한 아랫목에 누워 있는 막내 동생의 옹알이,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겠지만 말입니다.

참꽃 피는 마을

나의 글 또한 흔적이다. 사랑의 흔적... 이 흔적에 이름을 붙이기를 '참꽃 피는 마을'이라 했다. (...) 가난한 아이가 참꽃을 따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듯 나의 글이 허기진 이들에게 따순 고봉밥 한 그릇일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참꽃 피는 마을

참꽃은 진달래의 또다른 이름이다. 참꽃이라 불리우는 진달래처럼 춥고 그늘진 땅에 무리 지어 피어나 새봄을 알리고 싶다. 가난한 아이가 참꽃을 따먹으며 배고픔을 달래듯 나의 글이 허기진 이들에게 따순 고봉밥 한 그릇일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 참꽃은 어김없이 내년에도 매서운 겨울을 뚫고 피어날 것이다. 그 날 그대의 곁에 피어 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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