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헤더배너
상품평점 help

분류국내저자 >
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이수명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시인

최근작
2023년 6월 <내가 없는 쓰기>

이 저자의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Agal...
1번째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로쟈
2번째
마니아
마니아 이미지
후애(厚...
3번째
마니아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1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옵션 설정
25개
1.
시의 출현은 새로운 의구심의 출현을 뜻한다. 그동안의 언어와 인식에 낯선 시선을 들여오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한재범 시인의 행보는 눈에 띈다. 그의 시에서 의구심이 두드러진 부분은 무엇보다 자아에 대한 진술이다. 그는 시인, 화자, 자아가 중첩되거나 일치되는 시들에서 엿볼 수 있는 이 세 항의 결합을 의심한다. 특히 화자와 자아가 정교하게 거리를 두게 한다. 이를 통해 화자는 자아를 숨기지 않고 노출시키며 자아의 절대적 위상을 끌어내린다. “나는 꽤 자연스럽다” “나는 꽤 깃발 같다”(「레디믹스트콘크리트」), “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를 보았다”(「코끼리 코에 달린 코끼리」), “밖에서 나는 나의 역할을 맡는다”(「직물과 작물」)와 같은 발화에서 화자는 자아와 무관한 어투로 자아를 드러내고 구경한다. 자아를 상대화하고 자아 주변에서 분출되던 그동안의 감정의 지배에서 벗어난다. 이를 ‘삼인칭 자아’라고 이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삼인칭 자아는 일인칭 자아의 위압에 대한 의구심이며 새로운 반응이다. 그것은 주체가 아니라 대상화된 존재일 뿐이다. 그리하여 이제 세계 내에서 삼인칭이 되어버린 “나는 흔한 풍경이다”(「너무 많은 나무」). 우리의 자아의 현주소가 여기 있다.
2.
“흘러넘치는 활화산 같은 언어가 페이지를 뒤덮는다.”
3.
이미 첫 시집 『우리 다른 이야기하자』에서부터 그의 시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다른 존재론을 보여 주었으며, 이번 시집 『가벼운 선물』에서 그 정확성과 풍부함은 절정에 이른 듯 보인다. 이것을 ‘극미존재론’이라 이름할 수 있을 것 같다. 확실히 그의 시는 지금까지의 문학적 관성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우리들의 미세한 손짓, 눈짓, 표정, 움직임들을 보여 준다. 우리 존재가 이런 일상의 부스러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이 부스러기들을 한곳에 주워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다른 존재이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중이다. 조해주 시인은 낡은 감상이 사라진 자리에 정확한 감성으로 이 극미한 존재들의 세계를 묘사한다. 그의 시 속에 우리들은 한없이 얇고 구체적으로 탐지되며, 우리들이 알 수 있는 것은 순간의 감각뿐이다. 기존의 문학으로 덮을 수 없는 극세한 몸짓의 낱낱을 그가 세밀하게 그려 냄으로써, 이 무한한 디테일 속에 다시 새로운 시의 가능성이 열리는 것은 시에 ‘가벼운 선물’이라 할 것이다.
4.
일상과 세속에 직접 육박해 들어가는 과감함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5.
이병철의 시는 무엇보다도 너라는 대상에 대한, 당신이라는 현상에 대한 나의 감각, 기억, 직면에 집중한다. 그러므로 너를 구성하는 것은 나이다. 첫 시집에서 감각적 측면이 두드러졌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기억과 흔적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뚜렷하다. 너와 당신이 이제 특별히 ‘신’으로 깊이와 넓이를 획득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오래전 당신이 신이었을 때/나는 신앙에 미쳐/몇 개의 세상을 환각처럼” 살다 죽어 갔다는 토로는 그의 시들이 그 신앙에 대한 환각의 기록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환각은 불면이다. 2인칭의 너와 당신이 비인칭 대명사 ‘신’으로 탈바꿈하기까지 전제되었던 것은 주체의 ‘긴 불면’이다. 이제 뜨거우면서도 차가운 불면의 세계가 마지막 페이지까지 누그러지지 않고 펼쳐진다.
6.
김석영 시의 공간에서 인상적인 것은 독특한 유동성이다. 오브제들이 이동하고 위치가 바뀔 때마다 이른바 화자, 자아, 주체가 망명이라도 하듯 포지션이 변모하고 있다. 양자는 자리를 바꾸고 회전한다. 연결, 공모, 한 몸, 암전 등등의 말들은 “식물이 되어 간다” “동물이 되어 간다”와 같이 주체의 ‘-되기’ 현장으로 들어가는 키워드이다(『드라이플라워』). 주체는 더 이상 주체로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타자화된다. 타자가 되어 대상들과 섞인다. 이 탈경계의 장이 김석영 시의 공간이다. 주지하다시피 ‘-되기’ 현상이란 들뢰즈에서 주체의 탈출을 위해 모색되었던 것을 우리가 기억하고 있지만 김석영 시에서 이것은 사물과의 비의도적 공모에 가까워 보인다. 대상과 대상 간의, 대상과 주체 간의 유연한, 순간적 교차 이동이 거의 자율적으로 발생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밤은 이러한 혼효 과정을 통해 균질화된 존재들이 재배치되는 무대이다. 밤이라는 수평의 위용, 수평의 영향권 안에서 모두 흐릿한 존재가 되어 간다. 밤의 수평 지대 안에서 개별적 존재의 우위가 “흐릿한 자세”로 사라지는 것이다(『창백』). 존재의 돌출은 존재의 탈각 속으로 휩쓸려 간다. 그리하여 “우리는 같은 장으로 이루어졌다/아무 곳이나 펼쳐도 똑같은 색깔이 흘러내”린다(『셔틀콕』). 이러한 존재 지우기는 시집 전체에서 섬세하고 유니크하게 진행된다. 시에서 언제나 튀어나오게 마련인, 주기적으로 출현하는 주체의 강화에 선명하게 반대되는 방향이다. 이 방향이 예비하는 해방의 흐름도 그러므로 매우 다를 것이다. 구별을 회피함으로써 드넓어진 순간성과 임의성을 우리가 미래의 해방으로 감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이수명(시인)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7,000원 전자책 보기
권성훈의 시편들은 파란만장한 생의 굴곡이 육체에 고스란히 부기(附記)되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시에 즐겨 등장하는 장기, 살가죽, 명치, 뼈, 심장, 폐부, 꼬리, 힘줄, 아가리, 혀, 고막, 오장육부, 내장 등은 우리가 세상을 건너갈 때 세계의 측량할 수 없는 힘이 가한 충격을 흡수하는 장소이다. 이때 “나는 숭숭 뚫린 등뼈를 보일 것이다”라는 그의 진술은 이 충격에 즉시 저항하기보다 이를 맞이하는 “누군가의 통점(痛點)”을 헤아리고 살피는 쪽에 선 것이다. 시편들은 통점 안에서 쓰이고 읽힌다. 통점의 시다. 그리고 이러한 통점의 시선을 그는 다시 세계에 돌려준다. “초점조차 닳고 닳아 눈이 멀어가는 수평선”과 같은 자연의 통점들이 인간의 것과 더불어 촘촘하고 드넓게 펼쳐져 있다.
8.
김복희 시에서 말과 사물, 말과 세계, 그 사이의 간극과 심연은 그의 시를 자각적이고 날카롭게 만드는 요소이다. 그의 시는 얼핏 말이 사물 위에 그냥 떠 있어서 말과 사물이 서로를 낯설게 바라보고 평행의 미궁에 빠진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 때로는 말이 사물에 가닿기도 전에 벌써 움직이고 있기에 사물이나 세계들이 미처 접속되지 못한 채 부딪히기도 한다. 언어의 부유는 언어의 의문이 되고, 언어의 민첩함은 언어의 주름이 된다. 이렇게 그의 언어에 대한 자각은 말과 사물의 분열로부터 시작된다.
9.
황종권의 시는 굳어져 있는 듯한 세계를 열고 팽창시킨다. 그의 시에서 하늘, 땅, 바다, 허공, 섬, 절벽 같은 세계가 유례없이 가까이 다가와 한꺼번에 작동되기 때문이다. 이에 어우러져 별, 달, 물고기, 꽃, 나무, 구름들이라는, 그리고 당신이라는 존재가 생생하게 들끓는다.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존재의 무수한 도정, 세계와의 이토록 생생한 충돌이 시를 뜨겁게 만든다, 한마디로 “가시덤불로 뺨을 부비”면서, 그럼에도 질주하는 시다. 이 질주는 거침없게 또렷하게 날아와 가슴에 꽂힌다. “눈동자도 없이// 캄캄한 밤을 훤히 내다”보며 달리기 때문이다.
10.
이제 시는 이전에 비해 중요한 무엇인가를, 가치나 의견을 말하려 하지 않는 듯 보인다. 위대하고 그럴듯한 의미의 발견이나 통찰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최근의 시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스타일이다. 말하는 방식의 새로움 말이다. 큰 흐름으로 이야기하면 내용, 의미, 메시지, 전언을 중시하는 깊이의 시들이 물러가고 사물, 표현, 감각, 스타일의 시들이 양산되는 중이라 할 것이다. 그 구체적 면면을 7인의 신예 시인들의 시를 통해 목도할 수 있다.
11.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김지명 시의 언어들은 사물을 향해 곧장 나아가지 않는다. 웅성거리면서, 잘 보이지 않는 회전을 하면서, 사물에 착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니 착지가 아니라 아주 살며시 사물을 스쳐 지나가면서, 사물들 위로 튀어 오르면서, 알 수 없는 어떤 곳을 떠돈다. 때로는 자신에게로의 역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그에게는 사물들의 총합과 언어의 총합이 다르다. 언어들은 무의미해 보이는 덧대기를 무릅쓰고 세계와의 대응을 넘어서 자족적인 생산과 재생산을 감행하는 쪽에 선다. 스스로 구부러지고 펴지며 넓어지면서 소용돌이를 이룬다. 마치 “고요도 소요도 우리들의 발성법”('그럼에도 기린')이라는 듯이 말이다. 이것을 가히 확산의 발성법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12.
지금 최정례의 시는 어디에 있는가. 그의 이번 시집은 새로워진다는 것의 의미를 새삼 돌아보게 만든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유로움이다. 최정례에게 새로워진다는 것은 자유로워진다는 것이요, 또한 자유로워진 만큼 시는 새로워진다는 것이다. 양자는 서로를 동시에 견인해 내는 것이기에 특별한 넓이를 지닌다. 이번 시집에서는 산문시를 향한 탐험으로 인해 이 넓이가 더 광대하고 예측 불허가 되었다. 산문시란 무엇보다 시적 호흡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시의 호흡이 보증해주는 회복력, 탄성, 구심력 같은 것들을 넘어서려는 것이며, 대신 진정한 자유, 무장해제된 모험과 위태로움의 길을 가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돌아오는 길을 알지 못하며 반복과 마주침의 구원을 붙잡지 않는다. 오직 일상과 현상의 덤불 속으로 망설임 없이 엎질러질 뿐이다. 최정례의 산문시는 그 덤불 속에 있다. 그리고 시의 위의(威儀) 속으로 포섭되기 위해 덤불 위로 몸을 일으키지 않는다. 시 너머의 시, 덤불의 시, 그의 시는 이렇게 시가 아닐 때까지 그리하여 아마도 산문시도 산문시가 아닐 때까지 가려는 것이겠지. 직선이 직선이 아닐 때까지, 곡선이 곡선이 아니고, 사유가 사유가 아닐 때까지, 아이가 아이가 아니고, 어른이 어른이 아니고, 현재는 현재가 아니고, 나는 내가 아닐 때까지 나아가려는 것이겠지. 최정례의 시는 어디까지 갈 것인가. 이번 시집으로 인해 더욱 예단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는 더 멀리 나아갈 것이라는 점이다.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국내문학상수상자
국내어린이문학상수상자
해외문학상수상자
해외어린이문학상수상자